원자재 의존

수출 목록을 펼쳤을 때 적힌 줄이 거의 하나뿐이면, 그 한 줄에 나라 살림 전체가 매달리게 돼요.

정의 한 나라의 수출이 몇 가지 원자재에 몰려 있는 상태예요.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상품 수출액의 60퍼센트가 넘게 원자재에서 나오면 이렇게 불러요. 값의 오르내림이 아니라 수출의 구성을 재는 말이에요.

수출 목록이 한 줄이던 사막

남미 아타카마 사막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물에 잘 녹는 질산염이 씻겨 나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밭에 뿌리면 비료가 되고 화약 공장으로 보내면 폭약 원료가 되는 광물이었어요. 사람들은 이것을 칠레초석이라고 불렀어요.

한때 세계가 쓰는 질소의 큰 몫이 이 사막 하나에서 나왔어요. 사막에는 초석을 캐고 고르는 공장 마을이 들어섰고, 항구와 철길도 그 한 가지를 실어 내려고 놓였어요. 그 무렵 이 나라가 내다 파는 목록에서도 가장 큰 줄이 이 광물이었어요. 팔 것도 한 줄, 일자리도 한 줄이었어요.

그런데 이 줄이 사라진 방식이 눈여겨볼 만해요. 값이 잠깐 내려간 것이 아니라, 공기에서 질소를 뽑아내는 방법이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굳이 사막에서 캐 올 이유가 옅어졌어요. 여기에 세계적인 불황이 겹쳤어요. 그 뒤로 주인이 바뀌고 설비를 고쳐 한동안 되살아난 시기도 있었지만 예전 크기로는 돌아가지 못했고, 사막의 두 초석 공장은 1960년에 문을 닫았어요.

원자재 의존이 조심스러운 자리가 여기예요. 값이 내려간 것은 언젠가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쓰는 이유 자체가 바뀌면 그 줄은 예전 크기로 돌아오지 않아요.

팔 것도 일자리도 한 광물에 몰려 있던 목록과, 쓰는 이유가 바뀐 뒤 한동안 되살아났지만 예전 크기로는 돌아가지 못한 자리를 견준 그림 팔 것 이 광물 하나 일자리 쓰는 이유가 바뀜 한동안 되살아났지만 예전 크기로는 못 돌아옴

값이 흔들리면 예산까지 흔들려요

왜 한 줄이 위태로운지 한 단계씩 따라가 볼게요. 먼저 원자재 값은 크게 오르내려요. 캐는 설비를 갖추는 데 몇 해가 걸려서, 모자라거나 남는 만큼이 곧바로 값으로 나타나거든요.

그러면 수출의 대부분이 그 한 가지인 나라에서는, 들어오는 돈이 값을 따라 함께 크게 움직여요. 그 돈에서 세금이 걷히고 그 세금으로 예산이 짜이니, 학교와 도로에 쓸 돈까지 해마다 달라져요. 그래서 몇 해 앞을 내다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워요.

여기서 원자재 순환과 갈라 두어야 해요. 원자재 순환은 값이 오르내리는 움직임이고, 원자재 의존은 한 나라의 수출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예요. 하나는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그 시장에 살림을 걸어 둔 나라 쪽의 형편이에요.

무역의존도와도 재는 자가 달라요. 무역의존도의 분모는 그 나라의 국내총생산이고, 원자재 의존의 분모는 상품 수출액이에요. 무역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와 수출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에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원의 저주와 어디가 다를까요

가장 헷갈리는 이웃은 자원의 저주예요. 원자재 의존은 수출이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지를 가리키는 상태이고, 자원의 저주는 그런 상태에 놓인 나라에서 성장이 더뎌지곤 하는 현상이에요. 앞의 것은 수출 표를 보면 셀 수 있고, 뒤의 것은 여러 해를 지켜봐야 보이는 결과예요.

그러니 의존이 곧 저주는 아니에요. 자원이 많은데도 성장을 이어 간 나라가 있어요. 노르웨이와 보츠와나가 자주 함께 인용돼요. 결과를 가르는 것은 자원의 양이 아니라 그 돈을 걷고 쓰는 제도라는 설명이 유력해요.

숫자를 옮길 때는 기준을 함께 적는 게 좋아요. 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를 묶어, 개발도상국 143곳 가운데 95곳이 이 상태였다고 집계했어요. 어느 기관이 어느 기간을 묶어 셌는지가 바뀌면 숫자도 바뀌어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일게요. 의존은 게으름의 표시가 아니에요. 잘 팔리는 것을 파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고, 어려움은 그 한 줄 말고 다른 줄을 마련해 둘 틈을 놓칠 때 찾아와요.

🤔 흔한 오해

✕ 오해

원자재 의존과 자원의 저주는 같은 말이다.

✓ 사실

원자재 의존은 수출이 한두 가지로 채워져 있는 상태를 가리키고, 자원의 저주는 그런 상태에 놓인 나라에서 성장이 더뎌지곤 하는 현상을 가리켜요. 상태가 있다고 결과까지 정해지지는 않아요.

✕ 오해

자원이 많은 나라는 예외 없이 살림이 기운다.

✓ 사실

자원이 많은데도 성장을 이어 간 나라가 있어요. 노르웨이와 보츠와나가 자주 함께 인용돼요. 결과를 가르는 것은 자원의 양보다 그 돈을 걷고 쓰는 제도라는 설명이 유력해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수출의 대부분이 한 가지 광물이라, 그 값이 내려간 해에는 학교와 도로에 쓸 예산까지 함께 줄어드는 경우예요.
2 밭에도 쓰고 화약에도 쓰던 사막의 초석이, 공기에서 질소를 뽑는 방법이 자리 잡은 뒤 팔 곳을 잃은 일이에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한 나라의 수출이 몇 가지 원자재로 채워져 있는 상태를 가리키며, 그 값이 흔들리면 세입과 예산까지 함께 흔들리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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