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1호
망망대해에 띄운 유리병 편지처럼, 끝없는 우주를 홀로 항해하며 지구의 소식을 전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먼 탐사선이에요.
정의 보이저 1호는 인류가 우주로 쏘아 올린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무인 우주 탐사선이에요. 목성과 토성을 탐사한 뒤에도 멈추지 않고 날아가, 태양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성간 공간(별과 별 사이의 우주 공간)에 진입한 최초의 탐사선이 되었어요.
우주로 던진 돌멩이가 멈추지 않는 이유
바다에 던진 유리병 편지는 파도를 타고 한없이 흘러가요.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도 마찬가지예요. 우주에는 공기가 없어서 마찰이나 저항이 전혀 생기지 않아요. 한번 일정한 속도를 얻고 나면 연료를 계속 쓰지 않아도 관성의 법칙 덕분에 영원히 날아갈 수 있어요.
하지만 먼 우주까지 가려면 처음 출발할 때의 추진력만으로는 부족했어요. 과학자들은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속도를 높이는 기발한 방법을 썼어요. 지나가는 행성의 뒤편을 스쳐 지나가며 행성의 공전 에너지를 훔쳐 달아나는 방식이었죠.
이 기술을 '중력 도움(스윙바이)'이라고 불러요. 달리는 기차에 공을 던져 부딪히게 하면 공이 튕겨 나가면서 기차의 속도까지 더해져 엄청나게 빨라지는 것과 비슷해요. 보이저 1호는 목성과 토성의 중력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가속해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태양계를 벗어났어요.
태양의 울타리를 넘어 성간 공간으로
태양은 거대한 전등처럼 빛만 내뿜는 게 아니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들(태양풍)을 사방으로 끊임없이 뿜어내며 우주 공간에 거대한 비눗방울 같은 보호막을 만들어요. 이 보호막 영역을 '태양권'이라고 불러요.
보이저 1호는 수십 년 동안 날아간 끝에 2012년 이 비눗방울의 경계선을 뚫고 나갔어요. 태양에서 뿜어져 나온 입자가 사라지고, 다른 별들이 내뿜는 입자가 가득한 진짜 외계 우주, 즉 성간 공간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은 순간이었어요.
이곳은 태양빛이 거의 닿지 않아 칠흑같이 어둡고 뼈가 시릴 만큼 차가워요. 하지만 보이저 1호는 작은 원자력 전지에서 나오는 미약한 전기로 작동하며, 지금도 지구로부터 약 240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성간 공간의 자기장과 플라스마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에요
많은 사람이 보이저 1호가 태양권을 벗어났으니 태양계를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보이저 1호는 태양풍의 영향권을 벗어나 성간 공간에 들어섰을 뿐 아직 태양계의 가장 바깥 테두리인 '오르트 구름'을 통과하지 못했어요.
오르트 구름은 수많은 얼음 덩어리와 혜성들이 태양 중력에 묶여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껍질 구역이에요. 태양의 빛과 바람은 닿지 않지만, 태양의 미세한 중력은 여전히 그곳까지 미치고 있죠.
보이저 1호가 이 오르트 구름의 안쪽 경계에 도착하는 데만 앞으로 약 300년이 걸려요. 그리고 그 거대한 구름 층을 완전히 뚫고 벗어나는 데는 무려 3만 년이라는 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요. 비록 통신 배터리는 몇 년 안에 꺼지겠지만, 탐사선은 외계 문명을 향한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골든 레코드'를 품은 채 영원히 은하수를 유영할 거예요.
🤔 흔한 오해
보이저 1호는 성간 공간에 진입했으므로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났다.
태양풍의 보호막인 태양권을 벗어난 것은 맞지만, 태양의 중력이 지배하는 가장 바깥 영역인 오르트 구름을 완전히 통과하려면 앞으로 약 3만 년이 더 걸려요.
🧺 일상에서 만나요
보이저 1호는 행성의 중력을 징검다리 삼아 태양권을 넘어 성간 공간에 도달한,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을 항해 중인 무인 탐사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