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누구나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동네 공원처럼, 지구상 그 어떤 나라의 울타리도 쳐져 있지 않은 '인류 모두의 바다'예요.
정의 놀이공원의 공용 광장처럼 지구 위의 바다 중 특정 국가의 영토나 주권에 속하지 않는 드넓은 열린 바다를 말해요. 바다가 닿아 있지 않은 내륙 국가를 포함해 세상의 모든 나라가 차별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인류 공동의 공간이에요.
바다에도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있어요
모래사장에 서서 먼바다를 바라보면 수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을 뿐, 실제 바다 위에는 국제법으로 정한 꼼꼼한 울타리가 그어져 있어요.
육지 해안선에서 약 22킬로미터(12해리)까지는 그 나라의 완전한 안마당인 '영해'로 분류돼요. 이곳은 해당 국가의 법과 주권이 땅 위와 똑같이 미치는 배타적인 영역이에요. 그 너머로 약 370킬로미터(200해리)까지는 물고기를 잡거나 바다 밑 자원을 캘 권리를 갖는 '배타적 경제수역'이 펼쳐져요.
이 모든 울타리를 지나 먼바다로 한참을 더 나아가면 비로소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해가 모습을 드러내요. 지구 전체 바다 면적의 약 64퍼센트, 행성 전체 표면적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게 광대한 영역이에요.
바다의 대부분이 한 나라의 사유지가 아니라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눠 쓰는 공공의 쉼터이자 통로인 셈이에요.
모두에게 공평하게 열린 자유의 바다
공해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큰 규칙은 바로 '공해 자유의 원칙'이에요. 어떤 강대국이라도 이 드넓은 바다를 자기 땅이라고 욕심내거나 다른 나라 배의 길목을 가로막을 수 없어요.
공해에서는 누구나 허가 없이 자유롭게 배를 몰고 항해하거나 하늘 위로 비행기를 띄워 날아갈 수 있어요. 깊은 바다에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잡거나 대륙 사이를 잇는 해저 통신 케이블을 바닥에 까는 자유도 모든 나라에 똑같이 열려 있어요.
바다와 전혀 닿지 않은 몽골이나 스위스 같은 내륙 국가도 똑같은 혜택을 누려요. 해안선이 없더라도 자기 나라 국기를 등록한 배를 띄우면 해양 국가들과 완전히 동등한 자격으로 공해를 누빌 수 있어요.
공해에서 얻는 바다 밑 자원은 인류 전체의 공동 유산으로 취급되어 특정 국가가 마음대로 독점하지 못하도록 국제기구가 함께 관리하고 있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주인이 없는 바다라고 해서 공해가 법과 규칙이 전혀 없는 무법지대라는 뜻은 결코 아니에요. 공해를 떠다니는 배는 국제법상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움직이는 영토'처럼 취급받아요.
배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과 범죄는 그 배가 꼬리에 달고 있는 국기 나라의 법(기국주의)을 그대로 따라 다스려져요. 예컨대 한국 국기를 단 배에서 사건이 터졌다면, 그곳이 남태평양 한가운데 공해라도 한국 경찰과 법원이 수사하고 재판할 권리를 가져요.
하지만 해적 행위나 노예 거래처럼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흉악한 국제 범죄는 예외로 다뤄져요. 이런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배는 어느 나라 군함이든 다가가 검문하고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할 수 있는 권리가 모든 국가에 공평하게 주어져요.
결국 공해는 주인이 없어서 무질서한 곳이 아니라, 서로의 깃발과 규칙을 존중하기로 약속한 덕분에 평화롭게 유지되는 국제적인 공유지예요.
🤔 흔한 오해
공해는 주인이 없기 때문에 어떤 법도 통하지 않는 무법지대다.
선박이 등록된 국기 국가의 법을 따르는 '기국주의'가 적용돼요. 또한 해적 행위 같은 중대 범죄는 모든 국가의 군함이 단속할 수 있어요.
🧺 일상에서 만나요
공해는 특정 국가의 소유가 아니며, 배가 속한 나라의 법을 지키는 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인류 공동의 바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