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거대한 욕조 배수구 주변에 머리카락과 비누 거품이 빙글빙글 맴돌며 갇혀 있는 모습이에요.

정의 바다 한가운데에 바람과 해류가 만들어낸 거대한 소용돌이 때문에 육지와 바다에서 버려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구역이에요. 우리나라 면적의 15배가 넘는 넓은 바다에 걸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과 폐어망 등이 빽빽하게 흩어져 있어요.

왜 쓰레기가 바다 한가운데에 갇힐까요?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손으로 힘차게 저으면 물 가운데에 소용돌이가 생겨요. 이때 물에 뜬 비누 거품이나 머리카락은 가장자리로 나가지 못하고 가운데로 모여들죠. 바다에서도 이와 똑같은 거대한 소용돌이 현상이 일어나요.

지구가 스스로 도는 힘(자전)과 일정한 방향으로 부는 바람 때문에 바다에는 거대한 해류의 흐름이 생겨요. 북태평양에서는 이 바닷물 흐름이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하는데, 이를 환류라고 불러요.

해안가 도시나 지나가던 배에서 버려진 온갖 쓰레기들은 이 해류를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떠돌아요. 그러다 결국 회전하는 소용돌이의 중심부로 천천히 끌려들어가게 돼요.

소용돌이 중심부는 바닷물의 움직임이 비교적 잔잔해요. 그래서 한번 들어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갇혀 버려요.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쌓인 쓰레기가 거대한 구역을 이루었어요.

북태평양 환류와 거대 쓰레기 지대 형성 원리 아시아 북아메리카 시계 방향 해류 순환 (환류) 거대 쓰레기 지대 소용돌이 중심에 쓰레기가 갇힘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 플라스틱 섬이 아니라 '수프'예요

많은 사람들이 뉴스에 나오는 이름을 듣고 쓰레기가 단단하게 뭉쳐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대한 육지를 상상하곤 해요. 하지만 실제로 그 바다에 배를 타고 가보면 그냥 평범하고 푸른 바다처럼 보여요.

바다로 들어간 플라스틱은 강한 햇빛의 자외선을 쬐고 거센 파도에 끊임없이 부딪혀요.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은 서서히 삭아서 쌀알보다 작은 5밀리미터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져요.

즉 단단한 땅이 둥둥 떠 있는 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바닷물 전체에 골고루 섞여 있는 플라스틱 수프와 같은 상태예요. 눈으로 겉만 보면 맑아 보이지만 그물로 물을 뜨면 수만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걸려 나와요.

뿐만 아니라 버려진 그물과 밧줄 같은 무거운 어구들도 바다 표면 아래에 거대한 덩어리로 얽혀 있어요. 눈에 보이는 쓰레기보다 물속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쓰레기가 훨씬 더 많아요.

해양 생태계의 비극과 식탁으로 돌아오는 부메랑

바다에 떠도는 플라스틱은 바다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덫이 돼요. 바다거북은 떠다니는 투명한 비닐봉지를 주먹이인 해파리로 착각해 삼키고, 바닷새들은 반짝이는 플라스틱 뚜껑을 물고기 알로 오해해 새끼에게 먹여요.

플라스틱은 뱃속에서 소화되지 않아서 동물들에게 가짜 배부름을 줘요. 결국 동물들은 진짜 음식을 먹지 못해 굶어 죽게 돼요. 또한 버려진 폐어망에 몸이 감겨 헤엄치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바다표범과 돌고래도 셀 수 없이 많아요.

더 무서운 사실은 플라스틱이 바닷속 기름때와 유해 화학물질을 자석처럼 빨아들인다는 점이에요. 독소를 머금은 미세 플라스틱을 작은 플랑크톤이 먹고, 그 플랑크톤을 작은 물고기가 먹으면서 독성 물질이 먹이사슬 위로 이동해요.

상위 포식자로 갈수록 유해 물질이 농축되는 이 현상을 생물 농축이라고 불러요. 바다를 오염시킨 쓰레기가 결국 인간의 식탁 위 생선 요리로 고스란히 되돌아오는 셈이에요.

해양 플라스틱 생물 농축 먹이사슬 피라미드 최종 섭취 (식탁 요리) 대형 어류 (참치) 소형 어류 플랑크톤 · 미세플라스틱 독소 농축 ↑

🤔 흔한 오해

✕ 오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우주선이나 비행기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이다.

✓ 사실

대부분의 쓰레기가 햇빛과 파도에 잘게 쪼개져 바닷물 전체에 퍼져 있는 '미세 플라스틱 수프' 형태라서 위성이나 육안으로는 하나의 섬처럼 보이지 않아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태평양 미드웨이섬에 사는 알바트로스 새끼들의 위장에서 라이터와 플라스틱 뚜껑이 무더기로 발견돼요.
2 버려진 폐어망이 바다를 끝없이 떠돌며 해양 동물을 얽어매는 유령 어업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바다 소용돌이에 갇힌 거대한 미세 플라스틱 지대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 식탁으로 돌아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