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겔의 법칙

월급이 두 배로 올라도 밥을 두 배로 많이 먹지는 않는다는 소득과 식비의 비밀이에요.

정의 소득이 늘어날수록 가계의 전체 소비 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든다는 경제 법칙이에요. 19세기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노동자 가구의 가계부를 꼼꼼히 조사하고 분석하던 중에 발견한 현상이에요.

배부름에는 한계가 있지만 다른 욕심엔 끝이 없어요

월급이 100만 원일 때 한 달 밥값으로 40만 원을 썼다고 가정해 볼게요. 전체 지출의 40%를 오로지 먹는 데 쓴 셈이에요. 밥을 굶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소득이 아무리 적더라도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식비는 줄이기 어려워요.

그런데 열심히 일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월급이 5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면 어떨까요? 매일 고급 식재료를 사고 맛있는 음식을 사 먹더라도, 한 달 식비로 200만 원씩 쓰기는 무척 어려워요.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에 열 끼를 먹을 수는 없으며, 우리의 위장 크기에는 분명한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식비를 채우고 남은 넉넉한 돈은 자연스럽게 멋진 옷을 사거나 여행을 떠나고, 문화생활을 즐기거나 저축하는 데 쓰이게 돼요. 배를 채우는 욕구는 금방 한계에 도달하지만,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싶은 문화적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버는 돈이 늘어날수록 밥상에 들이는 지출의 비율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나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쉽게 경험하는 소득과 식비의 기본 원리예요.

소득 증가에 따른 식비 지출 비중 변화 (엥겔의 법칙) 월소득 100만 원 식비 40% 소득 증가 월소득 500만 원 식비 15% 기타 85%

엥겔지수는 살림살이의 넉넉함을 재는 잣대예요

전체 생활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을 '엥겔지수'라고 불러요. 엥겔지수는 한 가정이나 사회가 얼마나 여유롭고 풍요롭게 생활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표적인 생활 수준의 척도 역할을 해요.

음식을 사는 비용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필수 비용이에요. 따라서 지출의 절반 이상을 밥값으로만 써야 하는 가정은 문화생활, 취미, 자기 계발 등에 투자할 여유가 거의 없다는 뜻이에요.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태를 보여주죠.

반대로 엥겔지수가 낮게 나온다는 것은 필수적인 먹거리 비용을 해결하고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만큼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활동에 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유로운 상태예요.

이 때문에 전통 경제학에서는 엥겔지수를 통해 가계의 빈부 격차와 사회 전체의 발전 수준을 가늠했어요. 보통 엥겔지수가 25% 이하이면 아주 부유하고 여유로운 상태, 50%를 넘어가면 생계가 매우 팍팍하고 어려운 저소득 상태로 분류했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소득이 늘어날 때 줄어드는 것은 식비로 지출하는 실제 금액이 아니라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에요. 소득이 늘면 질 좋은 식재료를 사고 외식도 더 자주 즐기므로 식비 총액 자체는 이전보다 늘어나요. 다만 늘어난 소득에 비해 식비 증가 폭이 훨씬 작기 때문에 전체 대비 비율이 낮아지는 것이에요.

또한 외식 산업과 배달 문화, 고급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는 엥겔지수를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려워졌어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필수 식사와 즐거움과 사교를 위한 여가형 외식을 똑같은 식비 항목으로 묶어 계산하기 때문이에요. 맛집 탐방이나 미식을 즐기느라 식비가 늘어난 가구를 가난하다고 볼 수는 없겠죠.

게다가 전반적인 물가가 급격히 오르거나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를 때도, 소득 변화와 상관없이 엥겔지수가 일시적으로 치솟을 수 있어요.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필수 지출을 줄이기 어려워 밥값 비중이 강제로 커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현대 경제학에서는 엥겔지수 하나만으로 가계의 형편을 속단하지 않아요. 전체 소비에서 집세나 주택 대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재는 슈바베 지수나 교육비, 문화비 비중 등을 함께 입체적으로 살펴보며 살림살이의 실제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한답니다.

🤔 흔한 오해

✕ 오해

엥겔지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식비로 쓰는 실제 금액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 사실

식비 액수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소득과 다른 소비가 훨씬 더 크게 늘어나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월급이 2배로 올라도 하루에 먹는 밥그릇 수가 2배로 늘어나지는 않아요.
2 용돈이 적을 땐 간식비로 다 쓰지만, 용돈이 넉넉해지면 옷을 사거나 취미 활동에 쓰는 돈이 더 커져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소득이 늘어날수록 필수적인 밥값 비율은 줄어들고 여가나 저축에 쓰는 비율이 늘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