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

태양이 비추는 손전등 불빛 앞에 지구가 서서, 그 등 뒤로 지나가는 달을 통째로 그림자에 숨기는 우주 숨바꼭질이에요.

정의 개기월식은 태양, 지구, 달이 우주 공간에서 정확히 일직선으로 늘어서며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달이 지구의 가장 짙은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쏙 들어가면서, 평소처럼 밝은 은백색 대신 신비롭고 붉은빛으로 물들게 돼요.

달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숨는 시간

손전등 앞에 서면 벽에 사람 모양의 짙은 그림자가 생겨요.

우주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요. 거대한 태양이 환한 손전등처럼 빛을 뿜어내고, 그 앞에 지구가 서면 지구 뒤편으로 아주 길고 짙은 지구의 본그림자가 만들어져요. 평소에 달은 지구 주위를 비스듬히 돌기 때문에 이 그림자를 비껴가곤 해요.

하지만 태양, 지구, 달이 완벽하게 일직선을 이루는 날이 찾아와요. 그러면 달은 지구 뒤에 드리워진 짙은 어둠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게 돼요. 달의 일부분만 그림자에 걸치면 부분월식이 되고, 달 전체가 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쏙 파묻히는 순간을 바로 개기월식이라고 불러요.

개기월식은 밤이 찾아온 지구의 절반 어디에서나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어요. 특별한 보호 안경이 필요한 일식과 달리, 맨눈이나 작은 쌍안경만으로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우주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이 되어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의 원리 태양 지구 개기월식 (달) 태양빛 본그림자 반그림자

완전히 숨었는데 왜 붉게 빛날까요?

달이 지구 그림자에 푹 잠기면 완전히 깜깜해져서 사라져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 밤하늘을 보면 달이 사라지지 않고 은은하고 붉은빛을 띠며 떠 있어요. 서양에서는 이를 '블러드문(붉은 달)'이라고도 불러요.

달이 붉어지는 비밀은 지구를 둘러싼 공기층, 즉 대기 속에 숨어 있어요. 태양빛은 무지개처럼 빨강부터 보라까지 여러 색깔의 빛이 섞여 있어요. 이 빛이 지구의 대기층을 비스듬히 통과할 때, 파란빛처럼 파장이 짧은 빛은 사방으로 흩어져 버려요.

반면에 파장이 긴 붉은빛은 지구 대기를 뚫고 꺾이면서 통과해요. 렌즈처럼 휘어진 붉은빛만이 지구 뒤편의 어두운 그림자 구역까지 깊숙이 도달해 달 표면을 비추는 거예요. 즉, 개기월식 때 보는 붉은 달빛은 지구 전체의 일출과 일몰 노을이 달에 한꺼번에 반사되어 우리 눈에 되돌아오는 아주 특별한 빛이에요.

개기월식 때 지구 대기를 통과한 붉은빛이 달을 비추는 원리 태양빛 대기층 지구 파란빛 산란 붉은빛 굴절 붉은 달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보름달은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뜨는데, 왜 개기월식은 매달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면과 달의 공전 궤도면이 완벽하게 평평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지구가 태양을 도는 길과 달이 지구를 도는 길은 약 5도 정도 기울어져 있어요. 5도는 아주 작은 각도처럼 보이지만, 우주의 먼 거리에서는 달이 지구 그림자의 위쪽이나 아래쪽으로 빗겨 지나가기에 충분한 틈이에요.

그래서 태양, 지구, 달이 정확히 평면상에서 일직선으로 교차하는 특별한 '교점' 위치에 도달해야만 월식이 일어나요. 또한 지구의 그림자도 중심부의 아주 짙은 본그림자와 주변부의 옅은 반그림자로 나뉘는데, 달이 본그림자 안에 완전히 푹 잠겨야만 비로소 개기월식이라는 우주 쇼가 완성돼요.

🤔 흔한 오해

✕ 오해

개기월식이 일어나면 달이 그림자에 가려져 하늘에서 새까맣게 사라진다.

✓ 사실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굴절된 붉은빛이 달에 닿기 때문에, 달은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붉은빛(블러드문)으로 빛나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태양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푸른빛은 흩어지고 붉은빛만 달에 도달해 붉은 보름달이 보여요.
2 지구에서 해 질 녘에 하늘이 붉게 물드는 노을의 원리가 달 표면에 비치는 것과 같아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이 되어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현상으로, 대기를 통과해 꺾인 붉은빛 때문에 붉게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