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받침 발음법

좁은 1인용 의자에 나란히 앉은 두 글자 중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옆자리로 보낼지 정해 둔 교통정리 규칙이에요.

정의 겹받침 발음법은 'ㄳ, ㄵ, ㄼ, ㄺ'처럼 받침 자리에 자음이 두 개 올 때 무엇을 소리 내야 하는지 정해 둔 표준 발음 규칙이에요. 뒤에 어떤 말이 오느냐에 따라 한 자음만 남기거나 뒤 자음을 다음 글자로 넘겨서 발음해요.

둘 중 누구를 먼저 소리 낼까요?

한 의자에 두 사람이 동시에 앉을 수 없듯이, 우리말 받침 자리는 한 번에 하나의 자음 소리만 낼 수 있어요. 글자로는 받침에 두 글자를 나란히 적지만, 소리를 낼 때는 원칙적으로 앞쪽 자음을 선택해서 읽어요.

예를 들어 '값'은 비읍과 시옷 중 앞의 비읍을 살려 [갑]으로 소리 내요. '앉다'는 니은과 지읒 중 앞의 니은을 살려 [안따]로 읽고, '외곬'은 리을과 시옷 중 앞의 리을을 살려 [외골]로 읽죠. 대부분의 겹받침은 이처럼 왼쪽(앞) 친구가 대표로 소리를 내요.

하지만 예외 없는 규칙은 없어요. 'ㄺ, ㄻ, ㄿ'처럼 뒤쪽 자음을 살리는 세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닭'은 [닥], '삶'은 [삼], '읊다'는 [읍따]로 발음해요. '닭'을 '달'로 읽지 않고 '삶'을 '살'로 읽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뒤 자음 우선 규칙 때문이에요.

겹받침 발음의 원칙과 예외 비교 다이어그램 앞 자음 발음 (원칙) ㄳ · ㄵ · ㄼ · ㄽ · ㄾ · ㅄ 발음 예시 [갑] 뒤 자음 발음 (예외) ㄺ · ㄻ · ㄿ 발음 예시 [닥]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헷갈리는 밥(밟)과 맑게

기본 규칙을 알아도 일상에서 가장 자주 틀리는 예외가 있어요. 바로 'ㄼ'과 'ㄺ'의 특별한 변신이에요. 'ㄼ'은 원래 앞 자음을 살려 [ㄹ]로 소리 내는 것이 원칙이라 '여덟'은 [여덜], '넓다'는 [널따]로 읽어요.

그런데 유독 '밟다'와 몇몇 단어는 예외적으로 뒤의 비읍을 살려 [밥따]로 읽어요. 잔디를 밟을 때 [발따]가 아니라 [밥따]라고 하는 이유예요. '넓적하다[넙쩌카다]', '넓죽하다[넙쭈카다]'처럼 단어 형태가 바뀔 때도 앞부분을 [넙]으로 발음해야 맞아요.

반대로 'ㄺ'은 평소에 뒤 자음인 [ㄱ]을 살려 '흙'을 [흑], '읽다'를 [익따]로 읽지만,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말이 오면 충돌을 피해 앞의 리을을 살려요. 그래서 '맑다'는 [막따]이지만, 뒤에 '고'나 '게'가 붙으면 '맑고[말꼬]', '맑게[말께]'처럼 소리가 바뀌어요.

모음 친구를 만나면 자리가 넓어져요

겹받침 뒤에 '이, 을, 은, 아'처럼 소릿값이 없는 'ㅇ'으로 시작하는 모음이 오면 규칙이 완전히 달라져요. 혼자 서 있던 좁은 받침 공간 옆에 빈자리가 생겼으니, 굳이 한 글자를 버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에요.

이때는 앞 자음이 원래 받침 자리를 지키고, 뒤쪽 자음이 다음 글자 첫소리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둘 다 제 소리를 찾아요. 이를 이어 부르기(연음 현상)라고 불러요.

예를 들어 '닭이'는 [다기]가 아니라 [달기]로 읽고, '값이'는 [가비]가 아니라 [갑씨]로 발음해요. '앉아' 역시 [안자], '넓은'은 [널븐]이 되죠. 즉, 뒤에 빈 모음이 찾아오면 숨어 있던 두 번째 자음이 이동해서 양쪽 자리 모두를 꽉 채우는 셈이에요.

겹받침 발음법 연음 원리 다이어그램 뒤 자음 이동 + 앞 자음 남음 빈 첫소리(ㅇ) 이어 부르기 발음 결과 [ ] [달기]로 발음

🤔 흔한 오해

✕ 오해

'닭'이 [닥]이니까 '닭이'도 [다기]로 읽어야 맞다.

✓ 사실

뒤에 모음(ㅇ)으로 시작하는 조사가 오면 뒤 자음(ㄱ)이 다음 글자 첫소리로 넘어가므로 [달기]로 발음해야 표준 발음이에요.

✕ 오해

'넓다'가 [널따]로 소리 나니 '밟다'도 [발따]로 읽어야 한다.

✓ 사실

'밟다'는 ㄼ 받침 단어 중 대표적인 예외예요. 자음 앞에서는 뒤 자음을 살려 [밥따]로 읽는 것이 표준어 규정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흙[흑]에 물을 주니 흙이[흘기] 촉촉해졌어요.
2 구름이 걷히고 날씨가 맑게[말께] 개었어요.
3 신발을 신고 잔디를 밟지[밥찌] 마세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겹받침은 단독이나 자음 앞에서는 하나만 골라 발음하고, 뒤에 모음이 오면 뒤 자음을 다음 글자로 넘겨 발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