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모르간의 법칙

‘비도 오고 바람도 부는 날’의 반대는 ‘비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부는 날’이 아니라 ‘둘 중 하나라도 아닌 날’이라는 생각의 규칙이에요.

정의 드모르간의 법칙은 논리학과 수학에서 전체 묶음의 부정(아니다)을 풀 때 '그리고'와 '또는'이 서로 뒤바뀌는 생각의 규칙이에요. 복잡하게 얽힌 조건이나 집합을 반대로 뒤집어 생각할 때, 식을 아주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할인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식당에서 "키가 180cm 이상이고 안경을 쓴 사람만 할인"이라는 행사를 연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 할인을 받지 못하는 손님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언뜻 생각하면 '키가 작고 안경도 쓰지 않은 사람'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키는 크지만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도, 안경은 썼지만 키가 180cm가 안 되는 사람도 모두 할인 대상에서 제외돼요. 즉, "둘 다 만족해야 한다"는 조건에서 벗어나려면 둘 중 하나만 빗나가도 충분한 셈이에요.

우리는 일상에서 두 가지 조건이 묶인 상황을 부정할 때 흔히 모든 조건이 정반대여야 한다고 착각해요. 하지만 하나만 어긋나도 전체 조건은 깨져요. 이처럼 복잡한 부정의 관계를 명쾌하게 밝혀낸 것이 바로 드모르간의 법칙이에요.

드모르간의 법칙 벤다이어그램 「둘 다 만족」의 부정 키 180↑ 안경 착용 「하나라도 탈락」인 영역 키 180↑ 안경 착용

괄호를 풀면 기호가 뒤집혀요

수학이나 논리학 기호로 살펴보면 이 원리는 더욱 또렷해져요. 'A 그리고 B'라는 조건 전체에 '아니다'라는 부정을 씌우면, 괄호가 풀리면서 A와 B 각각에 부정이 붙고 가운데의 '그리고'는 '또는'으로 모양을 바꿔요.

반대로 'A 또는 B' 전체를 부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짜장면이나 짬뽕 중 하나를 먹겠다"는 말을 뒤집으면 "짜장면도 안 먹고 짬뽕도 안 먹겠다"가 돼요. 즉, '또는'의 반대는 양쪽 모두를 거부하는 '그리고'로 변하는 것이죠.

수학에서는 이를 집합 기호인 교집합(∩)과 합집합(∪)을 이용해 표현해요. 괄호 바깥에 있던 여집합 기호(전체에서 제외된 나머지)가 괄호 안으로 들어가면, 교집합은 합집합으로 뒤집히고 합집합은 교집합으로 뒤집히며 대칭을 이뤄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컴퓨터 회로와 검색창의 비밀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드모르간의 법칙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라 컴퓨터 공학과 전자회로의 뼈대예요. 컴퓨터는 모든 계산을 전기가 통하는 참(1)과 통하지 않는 거짓(0)이라는 논리 신호의 조합으로 처리하거든요.

컴퓨터 칩 안에 들어가는 회로는 조건이 복잡할수록 더 많은 부품을 써야 하고 전력 소모도 커져요. 이때 드모르간의 법칙을 활용하면 AND(그리고) 연산 회로를 NOT(부정)과 OR(또는) 회로로 손쉽게 맞바꾸면서 부품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우리가 검색창에서 여러 조건을 조합해 문서를 찾을 때도 이 법칙이 쓰여요. 시스템 내부에서 복잡한 제외 검색 명령어를 컴퓨터가 처리하기 가장 가볍고 빠른 형태로 바꾸어 주는 숨은 일등 공신이랍니다.

드모르간의 법칙 - NAND 게이트와 부정 OR 게이트의 등가성 NAND 연산 A B Y NOT ( A · B ) 등가 = 부정-OR 연산 A B Y NOT A + NOT B

🤔 흔한 오해

✕ 오해

'A이고 B이다'의 반대는 무조건 'A도 아니고 B도 아니다'이다.

✓ 사실

둘 다 아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하나만 아니어도 반대 조건이 성립해요. 따라서 'A가 아니거나 B가 아니다'가 올바른 반대예요.

🧺 일상에서 만나요

1 "주말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의 반대는 "비가 안 오거나 바람이 안 분다"예요.
2 "수학 100점 또는 영어 100점"을 받지 못한 상황은 "수학도 100점이 아니고 영어도 100점이 아닌" 경우예요.
💡 그러니까 한마디로

묶여 있는 조건의 부정을 풀 때, '그리고'는 '또는'으로, '또는'은 '그리고'로 뒤집힌다는 논리 규칙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