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
에메랄드빛 얕은 바다 한가운데에 잉크를 톡 떨어뜨려 놓은 것처럼 짙푸른 색으로 뻥 뚫린 거대한 바닷속 동굴이에요.
정의 블루홀은 과거 육지였던 석회암 지대에 싱크홀이나 석회암 동굴이 생긴 뒤, 빙하기가 끝나고 바닷물이 차오르면서 물속에 잠겨 만들어진 거대한 수직 해저 구멍이에요. 주변 바다보다 수심이 훨씬 깊어 위에서 보면 짙푸른 색을 띱니다.
에메랄드빛 바다 한가운데 생긴 짙푸른 구멍
맑고 얕은 산호초 바다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대부분 눈부신 에메랄드빛을 띱니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에 마치 거대한 동공처럼 짙은 남색을 띤 원형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곳이 있어요. 이곳이 바로 블루홀이에요.
주변 바다는 수심이 몇 미터에 불과해 햇빛이 하얀 모래 바닥에 닿아 반사되면서 밝고 투명한 청록색을 보여줘요. 하지만 블루홀 구멍 안쪽은 수심이 수십에서 수백 미터에 달할 정도로 아득하게 깊어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간 햇빛 중에서 붉은빛은 수면에 가까운 곳에서 대부분 흡수되고,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푸른빛만 깊이 침투하여 반사되기 때문에 짙푸른 어둠으로 보이는 것이에요.
그 신비로운 모습 때문에 전 세계의 많은 다이버와 과학자들이 호기심을 품고 이곳을 찾습니다.
빙하기가 남긴 육지의 동굴이 바다에 잠기다
블루홀은 원래 바닷속에서 바닷물이 땅을 파내어 만들어진 지형이 아니에요. 수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시절에는 지구상의 막대한 양의 물이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었어요. 바닷물이 줄어들면서 당시의 해수면은 지금보다 백 미터 이상 훨씬 낮았죠.
그 시절의 블루홀 주변은 바다가 아니라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메마른 석회암 육지였어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머금은 빗물은 약한 산성을 띠게 되는데, 이 빗물이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석회암을 녹이면서 지하에 거대한 동굴을 깎아냈어요. 이런 지형 변화를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불러요.
오랜 세월이 지나 동굴의 거대한 천장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지표면에 수직 구멍인 싱크홀이 형성되었어요. 이후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거대한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싱크홀을 가득 채웠고, 오늘날 우리가 보는 웅장한 블루홀이 탄생했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생명이 살기 힘든 바닷속 시간 캡슐
블루홀을 그저 맑고 거대한 바닷속 수영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부로 깊이 들어가면 매우 가혹하고 특이한 환경이 나타나요. 블루홀은 입구만 위로 뚫려 있고 벽면과 바닥이 꽉 막힌 거대한 수직 통 구조라서 물이 위아래로 섞이는 대류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햇빛이 닿지 않는 일정 깊이 이하로 내려가면 산소가 완전히 사라진 무산소층이 형성돼요. 여기에 가라앉은 유기물들이 썩으면서 생성된 유독 가스인 황화수소가 뿌연 안개층처럼 경계를 이루며 가라앉아 있어요. 물속에 마치 또 다른 구름 낀 호수가 떠 있는 듯한 기묘한 광경을 연출하죠.
이 유독 층 아래는 산소가 전혀 없어서 일반적인 물고기나 산호 같은 해양 생물이 전혀 살 수 없어요. 하지만 산소와 박테리아에 의한 부패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천 년 전 빙하기 시절에 살았던 동물들의 뼈나 식물 화석이 썩지 않고 완벽하게 보존되는 천연 타임캡슐이 된답니다.
🤔 흔한 오해
블루홀은 해저 화산 폭발이나 바닷물의 강한 소용돌이가 해저 바닥을 파내어 만들었다.
블루홀은 바다가 아니라 과거 빙하기 시절 육지에서 빗물에 석회암이 녹아 생긴 싱크홀 동굴이 바닷물에 잠긴 지형이에요.
🧺 일상에서 만나요
빙하기 시절 육지에 빗물이 녹여 만든 거대한 석회암 싱크홀이,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잠겨 생긴 짙푸른 수직 해저 동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