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나
다른 회사에서 이미 받아둔 합격 통지서처럼, 협상이 깨졌을 때 당당하게 돌아설 수 있는 가장 든든한 '플랜 B'예요.
정의 바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는 협상이 합의 없이 결렬되었을 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뜻해요. 협상 테이블에서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언제 자리를 털고 일어날지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기준점이 돼요.
주머니에 다른 카드가 있는 사람의 여유
중고차를 사러 갔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마음에 드는 차가 눈앞에 단 한 대뿐이라면 판매자가 가격을 깎아주지 않아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할지 몰라요. 하지만 바로 옆 매장에서 비슷한 상태의 차를 500만 원에 사기로 미리 약속해 두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500만 원짜리 약속이 바로 여러분의 바트나예요. 든든한 대안이 있으면 '이 가격이 아니면 옆 매장으로 가겠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죠. 협상 테이블에서 발휘되는 진짜 협상력은 말솜씨가 아니라 대안의 유무에서 나와요.
반대로 대안이 전혀 없는 사람은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에도 끌려다닐 수밖에 없어요. 최악의 조건이라도 협상을 깨는 것보다는 낫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노련한 협상가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이 협상이 깨지면 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치밀하게 준비해요.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희망 가격이 아니에요
바트나를 다룰 때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내가 '받고 싶은 희망 가격'과 혼동하는 거예요. 바트나는 막연한 기대나 목표치가 아니라, 협상이 결렬되는 즉시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뜻해요.
예를 들어 연봉 협상에서 '5천만 원은 받아야지'라고 마음먹은 것은 단순한 목표일 뿐 바트나가 아니에요. 반면 '협상이 결렬되면 이직하기로 이미 확정된 다른 회사의 연봉 4,500만 원 제안'은 진짜 바트나가 돼요.
경제학과 경영학에서는 이 바트나를 바탕으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 마지노선(유보 가치)'을 정해요. 바트나보다 못한 조건이라면 차라리 협상을 깨고 대안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에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는 세 가지 원칙
바트나를 알면 협상의 전략이 세 단계로 명확해져요. 첫째는 협상 전에 나의 바트나를 최대한 매력적으로 키우는 거예요. 더 좋은 이직 제안을 여러 곳에서 받아둘수록 현재 회사와의 협상력은 저절로 올라가죠.
둘째는 상대방의 바트나를 파악하는 거예요. 상대방에게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지, 아니면 다른 선택지가 넘쳐나는지 알아내야 밀고 당길 수 있는 힘의 균형을 정확히 읽을 수 있어요.
마지막 셋째는 필요하다면 상대의 대안을 약화시키는 거예요. '저희만큼 품질을 맞추는 곳은 시장에 없습니다'처럼 내 가치를 부각해 상대방이 쥔 대안의 매력을 떨어뜨리면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어요.
🤔 흔한 오해
바트나는 협상에서 내가 얻어내고 싶은 '최고의 목표치'다.
바트나는 목표가 아니라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었을 때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현실적 탈출구'예요. 상상이 아닌 실행 가능한 대안이어야 해요.
🧺 일상에서 만나요
바트나는 협상이 깨졌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며, 협상력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무기예요.